가족처럼 지내던 지인이 병상에 누워 계십니다. 잘 만나지 못하는 친척보다도 자주 만나는 이웃이 오히려 더 가깝다고, 멀리 계시던 부모님 대신 어머님처럼 생각하던 분이십니다. 몇 년 전에 암이 발생하여 투병 생활을 하셨는데, 이제 상태가 악화되어서 병원에서는 더 이상의 치료를 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호스피스 병동에서 본향으로 가실 날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래서 시간이 날 때마다 찾아 뵙고 기도를 드리고 있습니다. 인생의 마지막에 서 계신 분들을 심방 할 때마다 ‘예수님을 구원주로 믿으시는지’를 여쭈어 보고 ‘예수님을 꼭 붙잡으시도록’ 기도를 드리곤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붙잡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우리를 붙잡아 주시는 것이지!’ 그런 생각이 드니 마음이 더 편해졌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르게 기도를 드렸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어머니를 꼭 붙잡아 주시기를… 잡으신 손을 놓지 마시고, 하늘나라 가는 그 순간까지 인도해 주시기를’ 기도 드렸습니다.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죄악이 만연하고, 험난한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에,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손을 잡고, 그 손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살아가야 한다면, 이는 정말 괴로운 인생이 되는 것입니다. 손을 놓치지 않을까 항상 불안해 하며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손을 붙잡아 주시는 분이 하나님이십니다. 그래서 때로 우리가 그 붙잡은 손을 놓아 버린다고 해도, 우리를 잡으신 하나님의 손은 결코 우리를 놓지 않으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손이 우리를 붙잡고 계시기 때문에, 우리의 구원은 결코 빼앗기지 않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노력해서 이곳까지 온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손을 붙잡고 이끌어 주신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따르고 섬긴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를 여기까지 이끌어 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를 붙잡고 이끌어 주실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만하지 말아야 하며, 자신을 높이기보다, 우리를 붙잡아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 만을 자랑하며 사는 것입니다. “주님여 이 손을 꼭 잡고 가소서, 지치고 피곤한 이 몸을. 폭풍우 흑암 속 헤치사 빛으로, 손 잡고 날 인도 하소서~” 하나님께서 나를 꼭 붙잡고 계시니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박현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