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할로윈(Halloween)이 찾아왔습니다. 흐르는 시간을 막을 수는 없고, 일년은 365일 주기로 돌아오기 때문에 할로윈이 찾아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저는 할로윈이 싫습니다. 제가 목사이기 때문에 싫은 것보다도, 저는 할로윈의 그 분위기를 싫어합니다. 시카고의 10월은 낙엽이 떨어지고 날씨도 추워져서 왠지 음산한데, 곳곳에 거미줄과 해골로 장식되어 있는 곳들을 보면 기분이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할로윈이 아이들에게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기도 합니다. 나이가 어린 아이들은 캔디를 많이 받을 수 있어서 좋고, 또한 할로윈 커스튬을 입고 학교에 가는 것이 큰 재미를 주는가 봅니다. 중학교에 들어간 아이들은 할로윈 커스튬을 고집하거나 캔디 받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아닌데, 그들 나름대로 날 잡아서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날이라 할로윈을 기다립니다. 저희집 아이들도, 큰 아이는 벌써 친구들과의 할로윈 파티를 계획했다고 하고, 작은 아이들은 무엇으로 분장하고 학교를 갈지 잔뜩 들떠 있습니다. 이제 3살 밖에 되지 않은 막내 아이도, 이번 할로윈에는 해골 옷을 입고 가면 안 되냐고 묻는 통에 깜짝 놀랐습니다. 예전에는 할로윈을 즐기지 못하도록 여러 모양으로 막아보았지만, Peer Pressure로 인해서 더 이상 막는 것이 불가능해 보입니다.
하지만 다행으로 생각되는 것은, 아이들에게 가르치면 아이들이 듣는다는 것입니다. 어제 저녁에는 저의 둘째 아이가 할로윈이 왜 나쁜 것인지를 물어왔습니다. 그래서 간단하게 이야기해주었습니다. 할로윈은 귀신을 대접하는 날입니다. 11월 1일이 All Saints Day, 곧 성자들의 날인데, 바로 전 날인 10월 31일에 죽었던 귀신들이 일어난다고 믿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 귀신들을 잘 대접해야 어려움을 당하지 않는다고 믿어, 귀신들의 영을 달래주는 날이 할로윈입니다. 그래서, Trick or Treat, 대접하든지 아니면 골탕을 먹든지 선택하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귀신은 사탄의 졸개들이지 죽은 사람들의 영이 아닙니다. 또한, 이미 결박되어 믿는 자들을 해할 수도 없으며, 귀신을 본다는 것은 단지 사람들의 심리적 불안정으로 인한 환상일 뿐입니다. 그러나 세상의 사고와 세상의 생활 방식이 너무 강하게 공격해 오기 때문에, 우리도 부지런히 가르치고, 부지런히 학습해야 하겠습니다. 저희 아이들은 해골 옷은 안 입고, 대신에 고양이 머리띠와 꼬리를 하나씩 달고 가는 것으로 합의를 보았습니다. 큰 아들도 다른 날 모여 놀고, 당일에는 교회에서 Kindgom Party를 도울 것을 약속했습니다. Kingdom Party를 위해서도 기도해주시고, 우리에게 맡겨진 자녀들도 부지런히 가르칩시다!
박현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