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 중간선거가 있었습니다. 일리노이 주지사와 연방 하원의원을 비롯하여, 많은 선출직 공무원들을 선택하는 투표일이었습니다. 저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투표 장소로 갔습니다. 사실 너무 많은 사람들을 선출해야 하기 때문에, 누가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펼치려는지도 잘 알지 못합니다. 다만 주지사와 연방 하원의원 같은 경우에는 여러 매체를 통해 조금 알려진 바가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투표를 하러 갔습니다. 그런데, 뽑아야 될 사람은 많고, 글자는 얼마나 작은지, 노안(?)으로 인해, 생각했던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이름에 표기를 하고 말았습니다. 분명히 이름을 보고 표기를 했는데,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보니 다른 사람에게 표기한 것이었습니다. 순간 ‘어찌해야 하나?’ 고민을 했습니다. ‘찢어버리고 새로운 투표용지를 받아야 하나?’ 고민을 하다가 그냥 제출하고 나왔습니다. 이유는 먼저 다시 표기를 다 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고, 둘째로는 저의 한 표 때문에 당락이 결정될 확률은 거의 없어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렇게 된 것도 ‘하나님의 뜻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투표는 비록 사람들이 하는 것이지만, 사실 사람을 세우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사람을 사람의 손을 통하여 선출하게 하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사람이 항상 선하고 완전한 사람인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은 부족한 사람이나 악한 사람도 선출되게 하시며, 그들을 통해서도 하나님의 뜻하신 바를 이루시는 분이십니다. 갸룟 유다를 보십시오. 가룟 유다는 예수님께서 직접 뽑으신 예수님의 제자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예수님을 배반하였고, 급기야는 예수님을 은 삼십에 팔았습니다. 그럼에도 이는 하나님의 말씀을 이루려 하신 것임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왜 하나님은 악한 사람도 때로 선출되게 하실까요? 이는 하나님의 뜻이 좋은 세상 만드는데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선한 사람을 선출해서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실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나라는 이 땅에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 속에 세워져서 마지막 날에 새 하늘과 새 땅으로 옮겨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 땅에서의 하나님의 뜻은 우리를 교훈하시는데 있습니다. 우리를 교훈하여 하나님을 알게 하시고, 이 땅에 소망 두지 않고 하늘나라에 소망을 두도록 하시려는 것이 하나님의 뜻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완전한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선거 때가 되면 반드시 그리스도인을 뽑아야 하는가 하면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더라도, 사람을 세우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며, 결국 세상은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뜻대로 다스리시는 것입니다. 선거는 끝났고, 앞으로 좋은 일이 생길지, 나쁜 일들이 생길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어떤 환경도 하나님께서 다스리신다는 것을 기억하시고, 하나님의 교훈 얻기를 소망하시기 바랍니다.
박현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