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학교에서 둘째 아이를 픽업한 후에 은행에 들를 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집으로 가지 않고 은행으로 가고 있는데, 딸 아이가 묻습니다; “아빠, 어디가?” 그래서, 은행에 간다고 말했더니, 무엇 때문에 은행에 가느냐고 묻습니다. “응~ 아빠가 은행에서 할 일이 있어서 가는거야!” 그랬더니, 아이가 깜짝 놀라면서 “아빠, 은행에서 일해? You got a job?” 이러는 것입니다. “일이 있어서 간다”는 말을 “일 하러 간다”로 알아듣고는, 아빠가 은행에 취직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래서, 은행에 취직한 것이 아니고, 처리할 일이 있어서 간다고 설명한 뒤에, “아빠 Job이 뭐야?” 물었더니 모른다고 대답합니다. “아빠 목사님이잖아” 했더니, 그제서야 “아~” 하며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교회는 항상 가는 곳이기 때문에, 교회가 아빠의 직장일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는가봅니다. 가끔 학교에 자기를 픽업하러 오는 아빠는 직장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아이에게 정확하게 설명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충분히 그런 생각이 가능한 것입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내가 아이에게 목사로서의 삶을 보여주지 못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아직도 어리고, 또한 자세하게 설명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잘 모를 수 있다고 하지만, 조금 더 자란 뒤에도 아빠가 목사인 것을 모른다면, 그것은 분명 제가 뭔가를 잘못하고 있는 것일 것입니다. 그래서, 큰 아들에게 물어보았더니, 다행히도 큰 아들은 아빠가 뭐하는 사람인지 알고 있었습니다.
목사는 목사다워야 합니다. 바리새인처럼 외식함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삶에서 분명 다른 것이 나타나야 합니다. 성도들이 삶의 모습을 볼 때에 ‘목사라 다르긴 다르구나’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목사 뿐 아니라, 성도 역시 성도다워야합니다. ‘교회 다니는 사람이라 다르긴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혹 수십년을 알아온 친구인데도, 말해주지 않으면 ‘너 교회 다니는 사람이었어?’ 한다면, ‘내가 어떻게 신앙생활을 해왔나?’ 점검해보아야 합니다. 하이랜드 교회 성도들도 하이랜드 교회 성도 다웠으면 좋겠습니다. 2016년에는 “선한 이웃 되자”고 했고, 2017년에는 “약속의 땅으로 들어가자”고 했습니다. 곧, 하나님의 말씀 사모하며, 그리스도 닮는 거룩함을 이루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2018년에는 “왕 같은 제사장으로 살자”고 할 것입니다. 죄 많은 세상을 살고 있지만, 그래도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왕 같은 제사장들로서 살아야 합니다. 이것이 하이랜드 교회 성도 다운 삶입니다. 이제 한해가 다 가는데, 내년에도 하이랜드 교회 성도 다운것이 무엇인지 보여주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박현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