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사무실에 있는데 미국 청년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교회 시간이 어떻게 되느냐고 묻길래, 예배에 참석하려는 것인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영어권 예배는 주일 오전 10시에 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주일 말고 주중 시간이 어떻게 되느냐고 묻는 것이었습니다. 아마도 교회 문을 열어놓는 시간이 언제인지를 알고 싶은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무엇때문에 묻느냐고 물었더니 ‘그냥 궁금해서’라는 것입니다. 조금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래서, 주중 사무실 시간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어떤 때에는 사람이 있기도 하고, 어떤 때에는 아무도 없기도 하기 때문에 필요한 시간을 말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횡설수설 합니다. 무엇 때문에 자꾸 시간을 묻느냐고 물으니, 피아노를 치려고 한다고 대답합니다. 왜 우리 교회 피아노를 치려고 하냐고 물었는데, 자기가 피아노 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랍니다. 그래서, 교회 피아노는 교회에서 사용하려고 있는 것이지, 원한다고 아무 때나 와서 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랬더니,왜 원할 때 교회 피아노를 칠 수 없냐고 되묻습니다. 피아노는 교회 것이고,너의 피아노가 아니기 때문에 마음대로 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해주었는데, 주중에 아무도 안 쓰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면 쓸 수 있다는 이상한 이야기를 합니다. 남의 집 물건을 아무도 안 쓴다고 네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했더니 이상하다고 하면서 전화를 끊었습니다. 참 이상한 논리를 가진 사람들이 주변에 많습니다.
사람들은 교회 안에 있는 물건들은 주인이 없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마음대로 쓸 수 있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무엇이든지 아주 빨리 없어집니다. 종이컵도 쉽게 없어지고, 화장실의 휴지도 하루면 다 없어지고, 일회용 그릇이나 냅킨, 페이퍼 타올, 금새 없어집니다. 쉽게 분실되는 것들도 있습니다. 교회에 있는 것을 집에 가지고 가서 잠시 사용한다는 것이, 그만 돌아올 줄 모르는 것입니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닌데, 우리가 다 그렇습니다. 교회 안에 있는 것은 쉽게 망가집니다. 사용하는 사람은 있는데, 관리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러분 기억하십시오. 교회 안에 있는 물건들은 주인이 없는 것이 아니라, 모두 하나님의 것입니다. 제 아이들이 제 사무실에 들어와서는 서랍을 뒤집니다. 펜도 가져다 쓰고, 서랍 안에 캔디들을 마음대로 꺼내어 먹습니다. 그래서, ‘아빠 방에 있는 것들은 다 하나님 것’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서랍 뒤지는 일이 없어졌습니다.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것이지만, 특별히 교회 안에 있는 것은 하나님이 주인이십니다.아껴 쓰고, 깨끗하게 사용하고, 관리를 잘 합시다!
박현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