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한국 대형교회 목사님들 몇몇이 공동으로 신문에 전면 광고를 냈습니다. 제목은 “우리는 타교회 교인을 받지 않겠습니다!” 이런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이 됩니다. 당시 한국교회의 교세확장이 대부분 수평이동을 통해서 이루어진 것이었는데, 대형교회 목사님들이 자신들은 수평이동하는 교인들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그런데, 저를 비롯해서, 그 광고를 대하는 대부분의 목사님들의 기분은 씁쓸했습니다. 왜냐하면, 광고에 참여한 교회들이 대부분 이미 수평이동으로 살을 찌운 교회들이었기 때문입니다. 마치 아직 먹지 못해 배고픈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데, ‘우리가 배불리 먹어보니,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이다. 먹지 말아라’ 하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수평이동을 반대하지 않습니다. 물론, 무조건 자기 입맛에 맞추기 위해서 상습적으로 교회를 옮겨 다니는 것이야 반대하지만, 신앙은 한번 믿었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성장해야 하는 것이기에, 신앙이 성장할 수 있는 교회를 찾는 것을 반대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숫자가 늘어난다고 성장이 아니라, 예수를 닮아가는 것이 성장이기에, 수평이동으로 인하여 교세가 확장되었다고 해서 ‘그만해도 된다’고 말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수가 많으나 적으나, 어떤 경로로 우리 교회로 오게 되었든지, 질적 성장을 위해 수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본인들 생각에 ‘더 이상 수평이동을 받으면 안 되겠다’ 생각했다면, 그대로 행하면 되는 것입니다. 괜히 신문에 광고를 해서, 아직 배가 고파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모두 죄인 만들고 ‘우리는 좋은 일 합니다’라고 광고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한참 ‘조기은퇴’한다고 광고하며, 다른 분들의 조기은퇴를 종용하던 분들도 있었습니다. 본인들은 큰 교회 담임하여 이미 모아둔 것이 있기 때문에 조기은퇴해도 먹고 사는 일에 문제가 없지만, 대부분의 목사님들은 은퇴를 하고 나면 생계를 고민해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은퇴가 조금씩 늦어지는 사람들도 있기 마련입니다. 이런 일에는 광고할 필요없이 조용히 하면 되는 것입니다. 며칠 전, 유명한 목사님이 “공로목사, 원로목사 하지 맙시다” 이런 글을 올리셨습니다. “공로목사나 원로목사”는 그 동안의 수고를 기억해드리기 위함이지, 금전적 혜택을 받는 분들은 극히 소수에 불과합니다. 본인이 안하려면 안하면 되는 것이지, 왜 많은 사람들을 죄인 만들고, 본인은 의인 취급을 받는지, 제 속이 많이 불편했습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은 왼손이 모르게 하는 것이 참된 길임을 잊지 맙시다.
박현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