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키우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부모라면 누구나 ‘내 자녀가 훌륭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것입니다. 그래서, ‘내 자녀가 이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부모가 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주려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목표’가 너무 많거나, 혹은 ‘이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며, 어떤 사람이 될지’를 전혀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것도 가르쳐보고, 저것도 가르쳐보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가르쳐보려고 합니다. 그런데 부모 생각대로 잘 안되기 때문에, 자녀를 키우는 것이 힘이 듭니다. 자녀들은 학교 공부도 해야 하는데, 음악 과외도 해야 하고, 운동 과외도 해야 하고, 학교 Activity에도 참여해야 합니다. TV도 보고 싶고 게임도 해야 하지만,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 배워야 하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부모는 자녀를 위해 시키려고 하고, 자녀는 안 하고 싶어하고, 부모가 앞에서 끄는 대로 자녀들이 따라오지 않으니 힘들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부모가 앞에서 끄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끄시는 것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모든 것은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습니다. 부모가 아무리 노력해도, 하나님의 뜻이 아니면 다른 길을 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부모가 끄는 대로 자녀가 안 따라오기 때문에 힘든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방향을 트시는대도 부모가 그 끈을 놓지 않고, 부모가 생각한 방향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에 힘든 것일 겁니다. 우리는 장로교인으로서 대부분 자녀들에게 유아세례를 줬습니다. 그것은 우리 자녀들이 하나님과의 언약 관계 안에 있다고 고백한 것입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자녀들을 이끄는 끈을 잡으셔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내가 그 끈을 잡고 있다면 힘들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뒤따라 가고자 마음 먹으려고 합니다. 하나님이 이끄시는 대로 자녀들의 뒤를 따라가다가, 넘어지려할 때에 뒷받침이 되어주고, 길을 이탈하려고할 때에 방향을 잡도록 도와주는 것이 부모로서의 역할입니다. 물론 잘 되지 않습니다. 여전히 내 마음에 ‘이렇게 되었으면’ 하는 내 욕망이 남아 있어서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도 하나님의 긍휼하심을 간구하며 잡았던 끈을 내려놓고 뒤로 자리를 옮겨보렵니다. 어디 자녀 뿐이겠습니까! 세상 모든 일의 주관자는 하나님이시며, 우리는 그저 뒤를 따라갈 뿐임을 잊지 맙시다. 가정의 달을 맞아 설교를 준비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현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