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눈에 자식은 항상 어리기만 합니다. 팔순 노인이 환갑 지난 아들에게 ‘길 조심하라’고 외출 때마다 이야기하는 것처럼, 자식은 언제나 어리게만 보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어리게만 보이는 자식도, 가끔 이야기를 해보면 ‘자라고 있구나!’ 이렇게 느낄 때가 있습니다. 약 1년여 전에 아들과 함께 차를 타고 가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친구들과 만나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해서 물어보았더니, 글쎄 진화론에 대해서 열띤 토론을 했다는 것입니다. 친구들 중에 교회를 다니지 않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 친구들과 진화론에 대한 토론이 시작되었답니다. 그래서, 진화론의 허구성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신 것이라고 토론을 했다고 합니다. 토론이 진행되는 동안, 교회에 다니는 몇몇 다른 친구들이 합세를 해서 깊은 대화를 나눴다고 합니다. 진화론의 허구성에 대해서 몇 가지 이야기를 해보라고 했더니, 찰스 다윈의 이름까지 들먹이면서 나름 진지하게 이야기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진화론이 허구인 것을 알게 되었냐는 질문에는, 자기가 학교 프로젝트를 위해서 연구도 해보았고, 교회에서 나눈 이야기들이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어제는 역시 차를 타고 가면서, 라디오에서 나오는 설교를 들었는데, 갑자기 “우리는 하나님의 마음을 바꿀 수 없다”는 발언을 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기도가 하나님의 마음을 바꾸어 하나님께서 계획을 변경시키실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우리 개혁주의 신앙은 우리가 하나님의 마음을 바꿀 수 없다고 믿습니다. 성경의 여러 이야기들이 마치 하나님께서 그 마음을 바꾸신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하나님께서 모두 계획하신 뒤에 우리로 기도하게 하시는 것입니다. 그로 인하여 하나님에 대해 알게 하시는 것이지, 결코 우리의 기도가 하나님의 마음을 바꾸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아들이 이런 발언을 하니, 목사로서 뿌듯했습니다.
그냥 아버지가 목사이고, 온 가족이 교회를 가니까, 따라 가는 건줄 알았습니다. 교회 가서 친구들이나 형들과 재미있게 노는 줄만 알았습니다. 아직 어리기 때문에 설교가 귀에 안들어오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다 듣고 있었고, 깨닫는 것이 있었습니다. 뭔가 배우는 것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세상이 악하고 자녀들을 유혹하는 것들이 많은데, 어떻게 이들을 키울까 많은 걱정이 됩니다. 그러나 우리의 노력으로 어찌할 수 없지만, 하나님 안에 있으면 안전합니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자라갑니다. 그러므로, 우리 자녀들을 위해서 기도해주시고, 특별히 아이들을 가르치는 전도사님들에게도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내 자녀가 아니더라도, 주변에 있는 아이들을 교회로 초대해주세요.
박현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