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 있는데 아이들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도넛이 먹고 싶은데, 집에 올 때 도넛을 사오라는 전화였습니다. 원하는 것들도 다양해서 아무 도넛이나 사갈 수 없습니다. 제각각 원하는 도넛을 이야기했고, 저는 머릿속에 입력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아이들이 주문한 대로 도넛을 사가지고 집으로 갔습니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저를 제일 먼저 반겨주는 사람은 둘째 아이였습니다. 저를 보더니 “아빠~” 소리를 지르며 달려옵니다. 그런데, 제 손에 들린 도넛 봉지를 보고는 갑자기 “도넛~” 하면서 도넛을 낚아챘습니다. 원래는 저와 허그를 하고 뽀뽀를 했어야 하는데, 그만 도넛 때문에 생략이 되었습니다. 둘째 아이의 “도넛~” 소리에 이층에 있던 막내도, 그리고 첫째도 뛰어내려왔습니다. 그리고는 아빠는 보지도 않은 채 도넛에게로 향했습니다. 도넛에게 밀리는 순간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도넛이 먼저였습니다 ㅠ.ㅠ
문득 우리의 신앙 생활하는 모습이 이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말하고,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삶의 전부라고 말하기는 하지만, 하나님이 주시는 복이 우선 아닙니까? 천상에서 천사들이 하나님 앞에 와 섰는데 사탄도 그들 가운데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욥을 자랑하십니다; “네가 내 종 욥을 주의하여 보았느냐? 그와 같이 온전하고 정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자는 세상에 없느니라.” 그러자 사탄이 대답하기를 “욥이 어찌 까닭 없이 하나님을 경외하리이까? 주께서 그와 그의 집과 그의 모든 소유물을 울타리로 두르심 때문이 아니니이까? 주께서 그의 손으로 하는 바를 복되게 하사, 그의 소유를 이 땅에 넘치게 하셨음이니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사탄에게 욥을 시험할 것을 허락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이토록 우리를 자랑하기를 원하십니다. 그런데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는 이유가 세상에서 누리는 복 때문이라면, 하나님의 자랑이 될 수 없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영광 받으시는 것은, 우리가 세상에서 잘 되어서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라고 말하기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에 세상적 이유가 없으며, 하나님의 하나님되심으로 인하여 하나님을 사랑할 때에 우리는 하나님의 자랑이 되는 것입니다. 이미 우리는 평생을 다해도 갚을 수 없는 은혜를 받지 않았습니까!
오늘은 아버지 날입니다. 그런데 아버지들은 언제나 도넛에게도 밀립니다. 어머니 날은 언제나 성대 하지만, 아버지 날은 왠지 쓸쓸하네요~ 우리의 아버지들에게도 순수한 사랑을 드리고, 하늘 아버지에게도 조건 없는 사랑을 드리는 하이랜드 교회 모든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Happy Father’s Day!!!
박현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