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와서 호텔에 있으니 모든 사람들이 섬겨줍니다. 공항에서 호텔까지 데려다 주고,차 문을 열어주며, 짐을 들어 방문 앞까지 가져다 줍니다. 음식을 가져다 주고, 다 먹은 접시는 치워주며, 더 필요한 것이 있는지 묻고 가져다 주겠다고 합니다. 실수로 물을 엎질러도 괜찮다고 하며 모두 닦아 줍니다.매일 아침이면 방을 깨끗하게 청소해줍니다. 이런 대접을 받다 보니 마치 내가 큰 힘이 있는 사람처럼 느껴지고, 내가 마음껏 부릴 수 있는 사람들처럼 느껴집니다. 아직 어린 아이들도 전화기를 들여다 보며 앉아서, 식당 종업원의 말에 고개만 끄떡입니다.이런 대접에 아이들도 익숙해지는 것 같습니다.
유난히 친절한 종업원이 있었습니다. 식당에서 음식을 서브하는데,연실 허리를 굽히며 인사를 합니다. 그냥 가만히 있어도 내가 주인이 된 듯하고,우리의 종이 된 듯한 느낌을 받게끔 했습니다. 음식 하나 가져다 주면서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뭔가 부탁을 하려고 하면, 손을 모으고 허리를 굽히고 서서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불편해졌습니다. ‘나랑 다를 것이 없는 사람인데, 내가 마치 큰 힘이 있는 사람처럼 생각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머리를 숙이며 인사를 했습니다. 아이들에게도 음식을 가져다 주고, 접시를 치워줄 때 고맙다고 반드시 이야기하도록 가르쳤습니다.우리에게는 각자의 역할이 있지만, 결코 위에 있는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내가 다른 사람보다 더 뛰어나거나 특별한 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부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내가 얻은 힘이 결코 아닙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모든 사람들에게는 친절을 베풀어야 하겠습니다. 결코 누군가의 위에서 군림하는 자세를 취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끔 식당 종업원들에게 반말을 하며 심부름 시키는 사람들을 봅니다. ‘돈을 내었으니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우리는 다 같은 사람입니다. 언제나 우리 자신을 낮추어,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한 자세를 갖춥시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하는 사람들은 모두 그러합니다.
햇볕이 얼마나 따가운지 반나절 만에 제 얼굴이 까매졌습니다. 못 알아 보실 까봐 걱정입니다.
박현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