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9월 24일)이 추석입니다.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이 있어서 추석을 쇠지는 않지만, 한국에서는 큰 명절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한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추석에 제사를 지냅니다. 그러다 보니 여자들이 제사 음식을 차리느라 힘들어 합니다. 한국에서는 추석이 지나면 이혼률이 급증한다고 하는데, 제사 음식 준비에 힘이 들어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니 웃기면서도 슬픈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며칠 전에 아주 재미있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조상들은 전을 안 먹으니 전을 부치지 말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원래 제사 제도는 유교의 풍습인데, 유교에서는 제사에 기름으로 조리한 음식은 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기름으로 조리하는 것은 불교식이기 때문에, 제사 음식에서는 전을 빼야 한다는 그런 기사였습니다. 제사 음식이라고 하면 대표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전이고, 전 부치다가 싸워서 이혼까지 한다는데, 조상들이 전을 안 먹는다니……! 너무 웃겨서 혼자 실실 웃었습니다. 귀신이 되면 입맛이 바뀌는 것일까요? 제사에는 사실 메뉴들이 정해져 있고, 음식을 놓는 위치 또한 정해져 있습니다. 그런데 평소에는 전도 잘 먹고 이것저것 잘 먹었는데, 귀신이 되면 입맛이 다 똑같아 지는 것일까요? 어떤 사람은 국을 왼쪽에 놓고, 어떤 사람은 국을 오른쪽에 놓는데, 그것마저도 귀신이 되면 어디에 무엇을 놓느냐에 그렇게 민감해지는 것인지, 실소를 금할 수 없습니다.
사람이 죽은 뒤에는 아무리 후회해도 소용이 없고, 아무리 잘 해준다고 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입니다. 부모님 살아 생전에 잘 해드리지 못했는데, 돌아가신 뒤에 제삿밥 잘 차려 드린다고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기독교인들은 제사는 드리지 않지만 추모예배 등으로 대신하는 가정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예배도 돌아가신 분에 대한 왠지 모를 미안한 마음이나, 예배하지 않으면 불효하는 것 같고, 왠지 어려움을 당하게 될 것 같은 마음에서라면, 예배하지 않는 것이 낫습니다. 예배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요, 예배하는 자의 마음에는 돌아가신 분을 기억하며 믿음 안에서 살고자 하는 결단의 마음이어야 합니다. 결코 돌아가신 분을 위한 하나의 형식이 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특별히 추석이라고 추모예배를 드린다는 것도 그리 권장할 만한 것은 아닙니다. 있을 때 잘하는 것이 좋습니다. 살아 생전 효도하고, 부모님들은 자녀들과의 관계를 회복합시다. 그리고 꼭 가족이 아니더라도, 누구든지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있을 때 잘합시다!
박현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