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해야할 때’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한국의 정치적 상황도 그렇고,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많은 일들 때문에 사람들은 기도해야 함에 대해서 강조하고 있습니다. 남북이 만나서 평화무드를 조성하고, 미국과 북한의 정상들이 만나서 비핵화를 논의하는가 싶더니, 또 다시 어긋나는듯 합니다. 택사스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또 총기사건이 일어나서 아직 어린 학생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팔레스타인에서는 미국 대사관 이전으로 인해서 폭동이 일어났고, 많은 사상자를 내었으며, 유럽에서는 테러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기도해야할 때인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기도해야할 때가 있고, 기도 안 해도 되는 때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더 특별하게 기도해야 하는 때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언제나 기도해야 하고, 그래서 성경은 “쉬지말고 기도하라”고 명령하십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기도해야할 때’가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이유는, 기도란 우리의 소원하는 바를 이루는 도구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뭔가 이루고자 하는 일이 있고, 소원하는 바가 있는데, 기도를 열심히 함으로 인해서,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시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원하는 바를 이루려면 열심으로 기도해야 하고, 요즘처럼 뒤숭숭한 일들이 많은 때에는 더욱 열심으로 기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기도는 우리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의 모든 일은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습니다. 곧, 하나님께서 계획하시고, 하나님께서 이루시는 것이며, 하나님께서 모든 일들을 주관하고 계신다는 의미입니다. 지금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나, 세상 정세에 관한 일들, 심지어는 아주 사소하고 작은 일들까지도 하나님께서 주관하시는 것입니다. 우리의 기도가 하나님의 뜻을 변경시킬 수 없고, 하나님은 우리의 소원이나 의견과는 상관없이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일들을 이루시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기도하는 이유는 우리 마음의 생각을 내려놓기 위함입니다. 내가 소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 기도하지 않고, 내 생각을 버리기 위해서 기도하는 것이며, 기도할 때 하나님은 우리의 생각을 내려놓게 하실 뿐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믿음을 주시는 것입니다. 곧, 우리가 하나님께 기도할 때, 하나님은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지키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도해야 합니다. 다만 우리의 소원을 아뢰는 기도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 온전히 이루어지기를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어지러운 세상 정세와 비극적 상황이 벌어지는 가운데서도, 이 일들을 통한 하나님의 계획하심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하는 것이요, 이런 상황 속에서도 우리의 믿음을 지킬 수 있도록, 그리고 믿는 자로서의 사명을 발견하여 행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해야할 때가 있는 것이 아니라, 쉬지 않고 기도해야 하며, 어떻게 기도하느냐가 더욱 중요합니다. 쉬지않고 기도하며, 바르게 기도하는 하이랜드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박현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