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이 한국에 있는 어느 대형교회 목사님을 칭찬하셨습니다. 이유인즉슨, 수천 명이 모이는 교회를 여러 개로 분립했다는 것입니다. 교세를 불리려고만 하는 현 추세로 볼 때, 큰 교회를 분립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결정인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저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왜 처음부터 교세를 불렸을까? 왜 수천이나 모일 때까지 그대로 두었다가, 이제 와서 교회를 분립한다고 할까? 대형교회가 되면 사탄의 유혹도 더 많고, 하나님께서 대형교회를 기뻐하시는 것이 아니라면, 왜 처음부터 대형교회가 되는 것을 막지 못했을까? 저는 이런 의문이 들었던 것입니다. ‘교세가 불어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라고 말하고 싶겠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사실 교세를 불리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기독교 방송국 등을 통해서 전국적으로 설교 방송을 내고, 광고도 많이 하고, 여러 교회 부흥회를 다니면서 목사님이 조금 유명세를 타면 교세는 늘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거기다가 설교집까지 출판하게 된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입니다. 하지만 교회는, 교세를 불리는데 목적이 있지 않습니다. 목사님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져야 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좋은 말씀 여러 사람이 들으면 좋지 않겠는가’ 이런 생각을 하겠지만, 하나님께서 맡기신 교회가 목사의 목회지입니다. 목사는 자신에게 맡겨진 교회 성도들에게만 충실하면 되는 것입니다. 다른 교회 성도는 다른 교회 목사님이 목회하면 되는 것입니다. 우리 목사님 설교가 좋으니, 다른 교회 성도도 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월권입니다. 자기 교회만 충실하면 되는데, 왜 설교집들을 출판하는지, 저는 이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 방법으로 유명해지고, 그래서 교세가 불어나고, 그 후에 교회를 분립한다는 것이 저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 분립해도 한 교회당 천명이 넘는다니, 도대체 이게 뭔가 싶기도 합니다. 자신에게 맡겨진 작은 교회에 죽도록 충성하는 목회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생각하니까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살찌기 전에 관리 잘 하는 사람이 대단하지, 살 찌우고 조금 뺀 사람이 더 대단합니까? 그런데, 전자는 능력 없는 목회자로, 후자는 오히려 훌륭한 목회자로 여겨진다는 것에 마음이 씁쓸했습니다.
교회 설립 41주년입니다. 교세를 불릴 방법은 있으나, 그리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교인은 하나님께서 보내주시는 것이요, 목사로서의 사명은, 저에게 맡기신 양들을 돌보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도 교회 부흥의 방법을 생각하시기보다, 성도로서의 본분을 다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교회 자랑, 목사 자랑 하지 마시고,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 만을 자랑하는 교회가 됩시다.
박현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