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찰회 목사님들과 애플 픽킹을 다녀 왔습니다. 모두들 바빠서 멀리 가지는 못하지만, 시카고 근교에 가서 바람 좀 쐬고 오자고들 하셔서 가까운 곳에 다녀왔습니다. 남자들끼리 사과를 따러 간다는 것이 좀 모양새가 우습기는 했지만, 간만에 목사님들과 교제하는 좋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애플 픽킹을 가서는 매우 실망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10불 정도 주면 꽤 큰 봉지를 주었는데, 이번에 갔더니 글쎄 크기가 이전의 1/4 밖에는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과도 너무 작아서, 그 작은 봉지에 사과를 10개나 넣을 수 있었습니다. 가는데 한시간, 돌아 오는데 한시간, 사과를 따는 데 걸린 시간은 약 15분 정도 되었던 것 같습니다. 모두들 돌아오는 길에 집 옆 마트에 들려서 사과 한 봉지 씩 사가지고 가야겠다는 농담을 했습니다.
그나마 제가 따온 사과를 보고는 아이들이 애플 픽킹을 가자고 성화입니다. 그래서 가까운 곳에 아이들을 데리고 가볼까 하고 인터넷에서 살펴보았더니 시카고 근교에도 사과를 딸 수 있는 농장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많은 농장들이 문을 닫고, 올해에는 애플 픽킹을 하지 않는다는 공문을 띄워놓고 있었습니다. 이유는 지난 겨울이 너무 추웠고, 또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농장들이 피해를 많이 입었다는 것입니다. 사과 농사가 잘 되지 않아서, 그나마 좋은 것들은 따서 내다 팔고, 일반 사람들이 와서 사과를 딸 만큼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입니다. 애플 픽킹 가격이 많이 오르고, 사과가 별로 좋지 않았던 것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고린도전서 3장 7절에 “심는 이나 물 주는 이는 아무 것도 아니로되, 오직 자라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 뿐이니라”고 말씀하십니다. 농작물이든, 사람을 키우는 것이든, 사업이든, 우리가 열심을 내어 열매를 맺는 것 같아도, 열매를 맺게 하시고 자라게 하시는 분은 오직 하나님 뿐입니다. 환경을 조성하시는 것도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며, 우리에게 능력 주시고 마음을 주시는 것도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임을 새삼 깨닫습니다. 하나님 앞에 엎드리며 은혜를 간구하는 하이랜드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박현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