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기사를 하나 읽었습니다. 기독신문을 읽던 중에, 미주의 한 교단이 총회를 개최하는 과정 가운데서 마찰이 생겨, 결국 한곳에서 총회가 열리지 못하고, 두 군데로 나뉘어 총회가 열렸다는 기사였습니다. 이런 일들이 너무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별로 놀라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기사의 내용 때문에 한참을 웃었습니다. 기사에는 이렇게 쓰여져있었습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총회 주제는 “주님 안에서 하나되는 총회”였다.” 주님 안에서 하나되자는 주제로 모인 총회가 결국 둘로 나뉘어졌으니, 무엇을 결정했다 하더라도, 그 결정은 잘한 결정이 될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하나되자”는 이야기를 합니다. 우리는 모두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의 일원이요, 그래서 모든 성도들이 하나되어야 한다고 하셨기 때문에, 그리스도인들은 모두 하나되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신앙생활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문제는, 하나가 되어야 하는 것에는 동의하면서도, 어떻게 하나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제각각 자기에게 맞추어주기를 원한다는 것입니다. 내 생각에 동의하고, 내 의견에 전적으로 따라주어야 하나가 될 수 있는 것이지, 그렇지 않으면 결코 하나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서로 자신의 생각에 따라주기를 바라니, 절대로 하나될 수 없고, 오히려 더 큰 분열만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다윗은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라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생각하기를, 다윗의 마음이 하나님의 마음과 같았다는 의미로 이 말씀을 받아드립니다. 다윗의 생각이, 하나님이 생각하신 것과 동일해서, 하나님이 기뻐하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다윗이 하나님의 마음에 합했다는 것은, 다윗이 동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계획을 그대로 실행할 수 있도록 그 마음이 비어있었다는 의미입니다. 1+1=1이 아니고, 1+0=1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되자” 하면, 내 마음으로 하나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으로 하나되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내 생각은 당연히 버리는 것이 마땅한 것입니다. 나를 비워야, 하나님의 생각으로 채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박현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