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어떤 젊은이가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하나님! 주께 쓰임 받고 싶습니다! 제발 저를 사용해주세요!”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이 글을 접한 사람들은, 하나님께 쓰임 받기를 소원하는 이 청년의 마음과 용기에 감동을 받고, 격려하는 글들을 올렸습니다. “하나님께서 귀히 쓰시기를 기도합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실 것입니다!” 등등의 글들 말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 글을 보고는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지금 우리를 사용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하루 종일 같이 있었는데, 갑자기 ‘아무개는 오늘 안 왔어?’ 이렇게 말한다면, 얼마나 마음이 섭섭하겠습니까? 그만큼 존재감이 없다는 것이거나,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증거가 되기 때문에 섭섭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께서 지금까지 우리에게 일을 맡기시고, 지금도 사용 중에 계시는데 “하나님, 주께 쓰임 받고 싶습니다! 제발 저를 사용해주세요!” 라고 한다면, 하나님의 마음은 얼마나 섭섭하시겠습니까!
우리는 ‘하나님께 쓰임 받는다’고 하면, 우리의 일상을 떠나서 뭔가 큰 일을 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쓰시는 것은, 반드시 우리의 일상과는 상관없는 일을 시키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일에 쓰임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뭔가 큰 일을 해야만,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낼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것은, 어떤 큰 일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서의 삶의 모습입니다. 교통법규를 지켜 운전하며, 다른 사람에게 차선을 양보하는 일/ 마트에서 어지럽혀져있는 카트를 제자리에 가져다두는 일/ 뒷 사람이 들어갈 수 있도록 문을 잡아주는 일/ 길에 떨어진 쓰레기를 주워 쓰레기통에 버리는 일/ 지나가는 사람에게 웃으며 인사해주는 일/ 짜증나는 일이 있어도 상대에게 친절하게 대응하는 일/ 좋은 말을 하고, 은혜로운 말을 하며, 힘들어하는 사람을 위로해주는 일/ 기도해주는 일/ 다른 사람에게 상처주지 않는 일/ 이 모든 일들이 하나님께 쓰임 받는 것입니다. 이런 일들을 하찮게 여기고, 더 큰 일에 써달라고 한다면, 하나님은 기뻐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ABC도 못하는 사람에게 통역을 맡길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기억하십시오. 여러분은 지금 사용중입니다.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사용하고 계십니다. 하나님의 신실한 일꾼으로 사용중인지, 아니면 열심을 다하지 않고 태만하며, 다른 부서를 기웃거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귀하게 쓰임 받으시는 하루가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박현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