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아이가 주일 저녁부터 열이나기 시작했습니다. 해열제를 먹이면 조금 괜찮아졌다가 또 열이 오르고를 주일 저녁 내내 반복했습니다.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학교를 보내지 못했고, 화요일 아침부터 열이 오르지 않아서 수요일과 목요일에는 학교에 보냈습니다. 그런데, 목요일 아침 학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아이가 힘들어해서 열을 재보니 또 다시 열이 난다는 것입니다. 학교 시작한지 한 시간 만에 데리고 가라고 해서 집으로 데리고 왔습니다. 학교에서 온 편지에는 독감이 유행하니 각별히 주의하라고 씌여있었습니다. 딸 아이 반에 학생이 20명인데, 자기를 포함해서 6명이 결석이랍니다. 병원 예약을 하고 잠시 다녀왔는데 요즘 유행하는 독감이라고 합니다. 다행히 특별히 약을 쓸 필요는 없고, 그냥 많이 먹고 푹 쉬면 된다고 합니다. 아마 성도님들이 이 글을 읽으실 때 쯤에는 다 나아서, 교회를 휘젓고 다니고 있을 것입니다.
아이가 아프면 부모로서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이제 아이가 셋이다보니 걱정이 이전보다는 덜합니다. 아이가 하나일 때는 모든 것이 처음이라 조금만 이상하면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아이를 둘쳐업고 응급실로 달려가기를 수차례 했습니다. 응급실에 가봐도 별로 해주는 것도 없고, 그저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왠지 병원에 가서 의사를 만나고 나면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그래서, 툭하면 병원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셋쯤 되고보니, 별로 걱정이 되지 않습니다. 경험 때문이겠죠. 그런데, 그다지 큰 걱정을 하지 않게 된 것은, 어느 날 의사 선생님이 해준 이야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열이 나면 큰일 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열이 난다는 것은 몸 안에 있는 좋은 세포들이 나쁜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사람은 모두 병을 스스로 이길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나쁜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기 때문에 열이 난다는 것입니다. 단지 열이 너무 오래 지속되거나, 혹은 싸움이 치열해져서 열이 너무 높지 않도록, 열이 날때, 해열제를 통해서 조금 도와주기만 하면 몸이 괜찮아진답니다. 열이 난다는 것은, 몸이 제 기능을 발휘하여 나쁜 바이러스에 반응하고 있다는 이야기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 후로는 큰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살다보면 열이 날 때가 있습니다. 내 뜻대로 되지 않고, 삶을 힘들게 만드는 일들이 일어납니다. 죄가 가득한 세상을 살면서 지극히도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이는 악한 세상과 싸우며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는 그리 큰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내가 건강하여 악에 반응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러니, 열 나는 것 괜찮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회복하시고 정결케하실 것을 기대하며 신약과 구약을 골고루 복용하여 열을 내립시다!
박현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