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추워졌습니다. 시카고가 한 동안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춥더니, 약 2주간 기온이 상승했었습니다. 그런데, 또 다시 추워졌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눈도 계속해서 내리고, 채감온도가 마이너스로 내려가는 추위가 될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시카고” 하면, 강한 바람과 눈, 그리고 추운 날씨를 떠올립니다.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그렇게 눈 많이 오고 추운 곳에서 어떻게 사니?” 이런 질문을 합니다. 시카고로 이주하고 싶어도, 추운 날씨 때문에 싫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잘 생각해보면, 시카고보다 추운 곳이 훨씬 많습니다. 눈이 더 많이 오는 곳도 훨씬 많습니다. 이번 겨울이 좀 춥기는 하지만, 동부 쪽에서는 눈 폭풍으로 인해서 많은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눈이 오지 않는 캘리포니아 남부는 지진과 산불로 인해서 많은 피해를 입었다고 합니다. 미국 남부 지역에도 지난 여름 폭풍우로 인해서 많은 피해를 입혔습니다. 따뜻한 남쪽 나라들도 겨울에는 일교차가 심한데, 오히려 그곳은 추운 날씨에 대한 대비책이 미비해서 오히려 더 힘들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런데, 시카고는 겨울에 조금 추운 것 외에는 큰 피해주는 일이 없습니다. 눈이 오면 금새 치워주고, 여름에는 푸른 잔듸를 마음껏 볼 수 있는 시카고가 그래서 좋습니다.
제가 처음 미국으로 올 때에, 시카고로 간다고 하니 많은 사람들이 걱정을 했습니다. 시카고는 마피아의 도시로 알려져 있는데, 그 무서운 곳에서 어떻게 살려고 하냐는 걱정이었습니다. 그러나, 뭐 제가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기에 시카고로 오게 되었고, 28년째 살고 있는데, 큰 어려움을 느끼지 못합니다. 다른 도시들을 돌아다녀보았지만, 저는 시카고만한 곳이 없다는 생각이듭니다. 저는 시카고가 좋습니다.
적응하며 살기 나름입니다. 잘 생각해보면, 이 땅에는 완전한 곳이 없습니다. 하늘나라에 가기 전까지는, 우리가 어디에 머물며, 어디에서 산다고 해도, 우리가 꿈꾸는 완전한 곳은 없습니다. 하나를 피해 다른 곳을 선택해보았는데, 또 다른 어려움을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저 적응하며 살면 되는 것이요, 하나님은 우리에게 적응할 능력을 주십니다. 다만 하나님은 왜 나를 이곳에 두셨는지를 생각해야 하겠습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이곳에 놓으신 것은 다 이유가 있을테니까요. 그리고, 그것이 우리의 사명입니다. 좋은 곳 찾아 다니기보다, 나를 부르신 하나님의 뜻을 찾는 것이 신앙인의 바른 자세입니다.
박현수 목사